서교림 시즌 4승, 김민솔과 연장 혈투…KLPGA가 ‘림솔대전’에 빠진 이유
요즘 KLPGA를 보다 보면 유독 자주 같이 등장하는 두 이름이 있습니다. "서교림과 김민솔."
둘 다 2006년생 동갑내기이고, 올 시즌 나란히 3승을 기록하면서 누가 먼저 4승을 가져갈지가 꽤 큰 관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우승 경쟁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 18홀로도 승부가 나지 않았고 결국 연장전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서교림이었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서교림은 시즌 4승에 가장 먼저 도달했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경기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서교림 시즌 4승'이라고만 하기엔 이야깃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서교림, KLPGA 챔피언십 우승…결국 연장까지 갔다
8월 23일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BC카드·한경 제48회 KLPGA 챔피언십.
서교림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습니다. 김민솔 역시 8언더파. 결국 두 선수는 72홀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연장전이 열린 곳은 18번 홀.
서교림의 티샷은 왼쪽 러프로 향했습니다. 반면 김민솔은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잘 보내면서 얼핏 보면 김민솔 쪽이 조금 더 유리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서교림은 무리해서 그린을 노리지 않고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보내는 선택을 했고, 세 번째 샷을 홀 가까이에 붙여 버디를 만들어냈습니다. 김민솔은 두 번째 샷에서 실수가 나온 뒤 파에 그쳤습니다.
서교림 버디, 김민솔 파.
길었던 승부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사실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만 해도 김민솔이 이기는 분위기였다
경기 흐름만 보면 서교림의 우승이 쉽게 나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서교림은 3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3번, 5번, 7번 홀에서 보기가 나오면서 빠르게 타수를 잃었습니다.
그 사이 김민솔이 따라붙었습니다. 8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김민솔이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15번 홀에서는 다시 버디를 추가하면서 한때 두 타 차까지 앞섰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김민솔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습니다.
승부가 다시 바뀐 건 16번 홀이었습니다. 서교림이 이날 첫 버디를 기록했고, 김민솔은 보기. 순식간에 다시 공동 선두가 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두 선수 모두 버디.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번 경기가 재미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한 선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한 대회가 아니라 몇 홀 사이에 흐름이 계속 뒤집혔습니다.
시즌 4승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있다
이번 우승으로 서교림은 올 시즌 가장 먼저 4승을 기록했습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 이어 지난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그리고 이번 KLPGA 챔피언십까지. 특히 최근에는 2주 연속 우승입니다.

KLPGA에서 한 시즌 4승 선수가 나온 것도 2023년 임진희 이후 3년 만입니다.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주요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서교림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 다승 : 서교림 4승
- 대상 포인트 : 서교림 490점 / 김민솔 403점
- 평균 타수 : 서교림 70.2779타 / 김민솔 70.3793타
- 시즌 상금 : 서교림 12억8,676만6,000원 / 김민솔 12억8,662만9,428원
여기서 재미있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상금 1위 서교림과 2위 김민솔의 차이는 불과 13만6,572원.
12억원이 넘는 시즌 상금을 쌓고 있는데 1위와 2위 차이는 14만원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타이틀 경쟁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4승과 3승이라는 승수 차이만 보면 서교림이 확실히 앞선 것처럼 느껴지지만, 적어도 상금 경쟁에서는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그런데 1년 전 같은 장소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반대였다
이번 대회를 찾아보다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입니다.
2025년 같은 포천힐스CC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그때 김민솔은 이곳에서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서교림은? 컷 탈락했습니다.
친구인 김민솔이 첫 우승을 차지하던 날 서교림은 이미 대회장을 떠나 연습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1년 뒤. 같은 포천힐스에서 두 선수가 다시 우승을 놓고 맞붙었고, 이번에는 서교림이 연장전에서 김민솔을 이기고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번 우승의 의미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단순한 시즌 네 번째 우승이라기보다 1년 만에 완전히 뒤집힌 결과이기도 합니다.
서교림은 1년 사이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기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왕을 차지했던 선수가 어떻게 1년 만에 시즌 4승 선수가 됐을까?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가 퍼트입니다. 지난 시즌 서교림에게 퍼트는 약점으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지난겨울 두바이에서 약 50일 동안 전지훈련을 하면서 쇼트게임과 퍼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합니다.
훈련 기간에는 매일 약 2시간씩 퍼트 연습을 했고, 지금도 잠들기 전 최소 10분 정도는 퍼터를 잡는다고 합니다. 그 결과 올해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9.3개로 2위권까지 올라왔습니다.
약점을 조금 보완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경쟁력 있는 무기로 바꿔버린 셈입니다.
이번 연장전에서도 티샷이 러프로 들어갔는데 무리하지 않고 레이업한 뒤 세 번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든 장면을 보면 기술뿐 아니라 경기 운영에서도 여유가 생긴 느낌입니다.
그런데 왜 '서교림 vs 김민솔'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할까?
이번 대회의 또 하나 놀라운 부분입니다. 단순히 언론에서 '라이벌'이라는 이름을 붙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최종 라운드 하루 동안 약 5,000명의 갤러리가 포천힐스를 찾았고, 대회 나흘간 갤러리는 약 1만 명에 달했습니다.
온라인 반응은 더 컸습니다. 두 선수의 격차가 좁혀지자 KLPGA 홈페이지에는 접속자가 몰려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네이버 온라인 중계 동시접속자는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요즘 KLPGA에서 특정 두 선수의 맞대결 자체를 보기 위해 이 정도 관심이 몰린다는 건 꽤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두 선수 모두 2006년생.
나이도 같고, 실제로 서로 친한 사이이면서 동시에 시즌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타일도 조금 다릅니다. 김민솔은 올 시즌 일찍 3승을 쌓으면서 먼저 치고 나갔고, 서교림은 시즌 중반 이후 빠르게 추격해 이제는 승수에서 앞섰습니다.
그 과정이 시즌 내내 이어지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솔림대전'에서 이제는 '림솔대전'?
두 선수의 경쟁은 그동안 주로 '솔림대전'이라고 불렸습니다.
김민솔의 '솔'을 먼저 붙인 표현입니다. 그런데 시즌 4승을 먼저 기록한 서교림이 우승 후 재미있는 말을 했습니다. 4승을 먼저 했으니 이제는 '림솔대전'으로 불러도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습니다.
두 선수는 실제로 친한 사이이고 서교림도 김민솔과 경쟁하면서 서로 좋은 자극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가벼운 농담처럼 나온 이야기지만, 지금 KLPGA 판도를 꽤 잘 보여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초반에는 김민솔이 앞섰지만 이제 서교림이 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서교림이 독주할까? 아직은 모른다
현재 숫자만 보면 서교림이 확실히 앞서 있습니다. "4승. 대상 포인트 1위. 평균 타수 1위. 시즌 상금 1위." 여기에 메이저 우승까지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김민솔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민솔 역시 시즌 3승이고, 이번 대회도 연장전까지 갔습니다.
특히 상금 차이는 불과 13만6,572원.
한 번의 대회 결과로 얼마든지 순위가 다시 뒤집힐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보고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교림이 김민솔을 넘어섰다'기보다는, 이제 두 선수의 진짜 타이틀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닐까?
2026 KLPGA, 이제 '림솔대전'을 봐야 하는 이유
최근 여자골프를 보면 새로운 스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그런 면에서 서교림과 김민솔의 경쟁은 꽤 흥미롭습니다.
억지로 만들어낸 라이벌 구도가 아니라 실제 성적이 계속 비슷하고,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놓고 붙고, 이번에는 연장전까지 갔고, 대상·상금·평균타수까지 계속 순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아직 스무 살입니다.
이번 KLPGA 챔피언십은 서교림의 시즌 4승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KLPGA에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 대회에서도 두 선수가 다시 우승 경쟁을 한다면 이제는 정말 이름부터 확인하게 될 것 같습니다. '솔림대전'일까요. 아니면 이제 정말 '림솔대전'일까요. 올 시즌 마지막에 누가 웃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한눈에 보는 KLPGA 챔피언십 결과
우승 : 서교림
최종 8언더파 280타 → 연장 우승
준우승 : 김민솔
최종 8언더파 280타 → 연장 파
3위 : 박민지
최종 7언더파 281타
서교림 시즌 성적
- 시즌 4승
- 2주 연속 우승
- 생애 첫 메이저 우승
- 다승 1위
- 대상 포인트 1위
- 평균타수 1위
- 시즌 상금 1위
서교림 시즌 상금
12억8,676만6,000원
김민솔 시즌 상금
12억8,662만9,428원
두 선수의 상금 차이
단 13만6,57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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