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부터 남 달랐던 '반효진'
대한민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자 역대 최연소 금메달 리스트인 사격 국가대표 반효진(16. 대구체고)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사격연맹 등에 따르면 최근 각종 소셜미디어에 '반효진 노트북 메모'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해당 사진은 과녁 기록을 분석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가 띄워진 노트북 한 대와 그 상단 모서리에 붙은 작은 메모입니다.
반효진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는 "어차피 이 세계 짱은 나다" 라고 적혀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메모든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을 앞둔 반효진 등 대구체고 사격부 팀원들이 서로 힘내자는 취지로 만든 이른바 '최면 쪽지'라고 합니다. 반효진은 지난 2월 대구체고 사격장에서 하교 노트북에 해당 쪽지를 붙이고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반효진은 지난 29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에 "슛오프까지 간 게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해서 소중하게 쐈다"며 "경기 전 오늘의 운세를 봤는데 '모두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의 날이구나' 싶었다"라고 말하며 10대의 담대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5kg짜리 총에 모래 주머니 달고 훈련 이겨낸 반효진
대구체육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반효진을 2년 간 지도해 온 김병은 코치가 반효진의 금메달 소식에 크게 기뻐하며 반효진을 '강심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반효진을 지도해 온 김병은 코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격은 미세한 맥박만으로도 총구가 많이 흔들린다"며 "왠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못 버티는 상황을 견뎌냈다"고 칭찬했습니다.
덧붙여 사격을 재미있는 종목이라고 보는 건 오해라며 오히려, 선수가 홀로 긴 시간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도승이 수행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사격은 긴 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스포츠로, 본선 75분 동안 60발의 총을 쏘면 누적 점수에 따라 상위 8명이 결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결선에 오른 선수들이 차례로 총을 쏘고 점수가 낮은 선수부터 탈락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로(射路)에 사수는 줄고, 엄청난 긴장과 중압감만이 빈자리를 메우고 마지막까지 남은 두 선수는 랭킹 매치로 1, 2등을 결정짓게 됩니다.
공기소총으로 과녁을 맞추는 건, 총으로 샤프심을 맞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는, 10m 공기소총 과녁 지름은 3㎝로 10점 원지름은 0.5㎜이고 만점 10.9점은 0.2㎜ 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주 작은 과녁을 두고 사격 선수들은 0.1점을 두고 승부수를 던지는 것입니다.
사격을 가만히 서서 총만 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큰 오해입니다. 무게가 5kg에 달하는 공기 소총을 허리를 꺾은 자세로 받치면서 호흡과 생각을 정돈한 채 평온한 격발을 하려면 사격,비사격 종합훈련을 이겨내야 합니다.
총에 모래 주머니를 달고 연습하기도 하고 코어 운동과 스트레칭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기초를 단련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수행과 같은 고된 훈련으로 다져진 반효진의 강철 체력과 멘털은 한국에 10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으며, 더불어 반효진은 하계올림픽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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