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G.O.A.T(Greatest Of All Time) 김우진
한국시간 4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앨리슨(미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세트 점수 6:5로 꺾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우진은(32.청주시청)은 당당하게 "내가 양궁계의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자부했습니다.
김우진은 앞서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과 함께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이어 임시현(21.한국체대)와 출전한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미 올림픽 2관왕을 달성한 상태였습니다.
이번 개인전 우승으로 김우진은 올림픽 3관왕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올림픽 통산 5번째 금메달을 수확한 김우진은 한국 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 획득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김우진은 파리 올림픽의 활약으로 양궁계 GOAT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GOAT는 역대 최고의 선수들에게 붙이는 호칭으로 축구의 리오넬 메시, 농구의 마이클 조던,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 등을 따라다니는 표현입니다.
김우진은 "GOAT라는 타이틀을 얻었는데, 그렇게 불려도 될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어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해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게 돼 매우 기쁘다. 하지만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이제 4년 뒤 LA올림픽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 메달 획득에 대한 기쁨은 오늘까지다.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목표를 향해 전진하겠다"고 미래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양궁 종목 마지막 날 김우진의 3관왕 달성으로 한국은 양궁에 걸린 5개 종목을 모두 휩쓸게 되었습니다. 양궁의 전 종목 싹쓸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이후 8년만입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의 노련한 백전노장 브래디 앨리슨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이번 결승전은 이번 올림픽 양궁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금메달 경쟁을 펼쳤습니다.
김우진은 1세트와 3세트를 앨리슨에게 내주었고 2세트, 4세트를 가져오며 5세트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5세트 김우진이 먼저 10-10-10을 꽂았으나 브래디 앨리슨 역시 10-10-10으로 운명의 슛오프로 금메달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쏘게 된 김우진은 10점에 화살을 꽂는데 성공하였고, 이에 질세라 앨리슨 역시 10점에 화살을 꽂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슛오프는 단 한발로 승부가 결정되는데 동점인 상황에서는 과녁 중간과 가까운 거리로 승부를 가리는 시스템으로 양궁 과녁의 10점 부분 반지름은 61mm입니다. 김우진은 정중앙에서 55.8mm 가까이 화살을 꽂았고, 앨리슨은 60.7mm로 단 4.9mm의 차이로 금메달은 김우진의 목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김우진은 한 번 하기도 힘든 양궁 국가대표를 무려 14년이나 해오고 있었습니다. 처음 국가대표에 오른 2010년 이후 단 한 차례(2013년)만 제외하고 매년 양궁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해왔습니다. 지난 4월에 끝난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김우진은 최종 합계 1위로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이런 김우진은 양궁계에서는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김우진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친형을 따라 양궁에 입문하였고, 입문한지 1년 만에 충북소년체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김우진의 천재성은 일찌감치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고등학생(3학년) 신분으로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고, 김우진이 거둔 성과는 대단했습니다. 세계선수권 개인전 3회 우승, 월드컵 파이널 4회 우승,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 3개 등 각종 대회를 휩쓴 김우진이지만, 유일하게 달성하지 못했던 것이 단 하나 있었습니다.
많은 성과들 가운데 김우진은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은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은 김우진에게는 마지막 퍼즐 한 조각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양궁 황제'가 되기 위해서 김우진은 한결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훈련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강한 멘탈은 김우진의 큰 장점으로 파리 올림픽에서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이 휴식을 취할 때 심박수인 80~100bpm을 보였습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김우진은 드디어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맞춰 양궁 황제임을 증명하게 되었습니다.
대회를 마친 김우진은 "대한양궁협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 덕에 이룬 성과다.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아낌없이 지원해 준다. 또한,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이 공정하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을 펼친다는 점도 한국 양궁의 힘"이라며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한국 양궁이 세계적으로 강한 이유"라 한국 양궁협회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고 전했습니다.
이어 "외국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좋아졌다. 절대 안주하면 안 된다"며 "개척자는 앞에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뒤따라오는 만큼 우리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세계 정상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김우진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내가 양궁 선수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메달 획득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기존의 마음 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후배 선수들에게도 '메달을 땄다고 기쁨에 젖어 있지 말라. 해가 뜨면 마른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후배들에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든든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올림픽 불운' 털어버린 이우석
이우석은 4일 열린 남자 개인전 4강에서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대표팀 선배 김우진과 슛오프 끝에 5:6으로 아쉽게 지면서 결승 진출에는 실패하였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플로리안 운루(독일)를 세트스코어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획득하였습니다.
이우석은 이번 올림픽 무대가 처음이었는데, 올림픽 무대를 향한 도전은 처음은 아니였습니다.
이우석이 처음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4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3명의 엔트리에 들지 못하였고,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최종 8명의 후보에 선발되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다시 열린 선발전을 치러야 했었고 아쉽게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태극마크를 다는데 실패했습니다.
또한,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 군에 입대하면서 국군체육부대 시절 출전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개인전 결승에 올라 우승하면 조기 전역을 할 수 있었으나 이미 병역을 해결한 김우진에게 패하며 조기 전역의 기회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우석은 좌절하지 않았고 서오석 감독의 지도와 코오롱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다시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하였고, 결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2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하였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이우석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올라 단체전 3연패 달성에 앞장선 뒤 자신의 올림픽 개인전 첫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그간의 올림픽 불운을 깨끗이 털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우석은 이번 대회 양궁 남자 3관왕에 오른 선배 김우진을 만나 개인전 4강전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5:6으로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하였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를 6:0으로 압승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되었습니다.
대회를 마친 이우석은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끌어내며 경기를 치렀기에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마음이었습니다. 위대한 선수와 맞붙었고, 슛오프까지 갔습니다. 원망은 없죠"라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어 이우석은 "김우진 선수가 지나가면서 '나 이제 고트라고 불려도 되겠지?'라고 말하길래 '그럼 제가 그걸 뛰어넘어볼게요'라고 말했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김우진이 자신을 양궁의 고트라 말한 것은 축구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빗댔다는 사실인데, 자신과 마지막까지 금메달을 다툰 엘리슨을 치켜세워주는 발언이었으나, 정작 누가 메시냐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우석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이 메시고 호날두면, 난 음바페가 되겠다"며 "김우진 선수는 당연히 메시다. (양궁의) 메시로 불릴 자격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이우석은 당장 9월 시작되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지켜내야 하는데 이에 이우석은 "힘들게 올라왔기에 이 자리에 안주하지 않겠다.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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