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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우리 팀 보는 것 같은데?" 울산팀에 합류한 손흥민?, 팬들의 예고된 분노에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

by Over-Joy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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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팀 보는 것 같은데?" 울산팀에 합류한 손흥민?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B조 팔레스타인과의 경기가 시작된 후 전반 10분 정도 지났을 때 등번호 66번 설영우 유니폼을 입은 한 울산 팬이 "우리 팀 보는 것 같은데?"라며 나지막이 말을 뱉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 직전 울산에서 사령탑을 맡으며 3년 동안 2시즌 연속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우승을 거둔 홍명보 감독의 전술에는 늘 물음표가 붙어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전과의 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친 후 인터뷰하는 홍명보 감독
팔레스타인전과의 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친 후 인터뷰하는 홍명보 감독

울산팀의 사령탑이었던 홍명보의 전술 중 하나가 포백을 기반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과 측면 수비수를 공격 높은 곳까지 깊숙히 올리는 전술을 선호하였는데 상대 대응으로 공격이 막힐 경우 중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양 측면에서 볼을 돌리는 플레이를 반복하는 이른바 'U자형 빌드업'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드리블과 개인기, 슈팅 능력이 뛰어난 크랙형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득점이 나오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었습니다. 

전술적인 승리보다는 개인 기량으로 나온 득점들이 종종 연출되었기에 울산이 2시즌 연속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였지만 우승과 동시에 이에 대한 물음표는 매번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홍명보 감독이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했을 때 축구팬들이 의문을 품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울산 때와 같은 전술을 고집한다면 홍명보 감독이 목표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축구팬들의 걱정이 따랐습니다. 

공교롭게도 5일 대표팀의 첫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U자형 빌드업'으로 팬들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어버리며 4:0으로 압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과는 멀어진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팬들의 예고된 분노에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

선수들에게는 환호를, 홍명보 감독에게는 야유를..
어수선했던 경기장 분위기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예고된 분노

대표팀 감독 선임에 관여했던 박주호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의 소신 발언으로 축구팬들의 분노가 커진데 더해,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일부 좌석 티켓값을 올리며 팬들의 분노와 의심이 더해진 상황에 치러진 팔레스타인전은 어쩌면 예고된 분노였을지도 모릅니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축구팬들의 예고된 분노(사진출처.스포츠월드)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축구팬들의 예고된 분노(사진출처.스포츠월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선임과정을 두고 축구 팬들은 분노했고, 계속된 논란 끝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등 대표팀 감독 선임에 관여한 인물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번 대표팀 경기에서 야유는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재택근무 논란때부터 대표팀 경기에는 야유와 비난이 빠지지 않았었습니다. 당시에도 축구 팬들은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냈지만, 정몽규 회장과 감독에게는 한없이 야유를 보냈었습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후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과 결과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팬들의 분노는 더 커졌고, 이 분노는 이번 팔레스타인전에서 고스란히 표현되었습니다. 

전광판에 선수들이 잡힐때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만,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비출 때는 야유를 쏟아내며 경기 자체의 내용보다는 홍명보 감독에게 야유를 언제 보내는지, 정몽규 회장을 향해 항의 걸개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듯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은 환호와 야유를 번갈아 듣는 상황에서 경기를 펼쳐야 했고,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몫이었습니다.  

관중과 대치한 '김민재' 작심발언

홍명보 감독 체제하에 첫 경기를 가진 대표팀은 북중미아시아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얻어 B가 4위에 위치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에 야유하는 관중과 대치한 김민재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에 야유하는 관중과 대치한 김민재

홈에서 FIFA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졸전 끝에 비긴 대표팀은 사실상 패배와 다른 없는 결과로 분노해 있는 축구팬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후 중계화면에 김민재가 관중석으로 다가가 팬들에게 무언가 이야기하며 양손으로 진정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팬들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김민재는 관중석에 있는 팬들에게 선수들을 위한 응원을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경기 직후 김민재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못했던 건 아니지 않나. 지금 왜곡해서 내 SNS에 찾아와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처음부터 우리가 못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경기장에는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향한 야유가 이어졌으며, 경기 초반과 말미에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중계화면에서도 들릴 정도로 컸습니다.

김민재는 이어 "(대표팀이)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하시는 부분들이 아쉬워서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었고 전혀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건 생각하기 나름이라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은 그러시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분위기가 좋지 않은 와중에도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셨다. 선수들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팬들을 찾아간 걸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러셔도 된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선수들이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끼리 적이 되면 안 돼!" 응원 당부하는 손흥민과 이강인

손흥민의 128번째 A매치인 팔레스타인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손흥민은 이전과는 다른 어두운 표정을 보였습니다.

이날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답답한 공격 속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후반에는 공격이 조금씩 살아난 듯 보였지만 몇 차례 골 득점 찬스에서 골 결정력에 문제를 보이며 득점까지 이어가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이기지 못할 때는 누구보다 아쉽고 괴롭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런 와중에도 찬스를 만들었고 안 좋은 부분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한국 원정을 오면 골을 안 먹으려고 수비를 한다. 풀어야 할 숙제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9경기가 남아 있다"고 인터뷰하였습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분노가 심한 팬들의 경기장 분위기에 대해 "속상하다. 많은 팬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팬들이 응원하시는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님이 결정된 상황에서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 주장으로서 팀을 생각한다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과 응원의 당부를 함께 전했습니다.

또한, 경기 직후 김민재가 팬들과 대치한 모습에 대해 "민재와 같은 상황은 다시는 나오면 안 된다. 관계가 좋아야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승리하기를 원하는 자리인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팬들이 격려를 해주셨으면 한다.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으로 힘들 때 한발 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우리가 적을 만들면 안 된고 상대를 무너트려야 한다. 팬들도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며 말했습니다.

팔레스타인전 손흥민과 이강인
팔레스타인전 손흥민과 이강인

이강인 또한 팬들의 거센 야유와 비난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면서, "감독님이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홍명보 감독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습니다. 

이강인은 “승리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아쉽다”며 “잘 준비해서 오만전에 더 좋은 과정과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소감을 말하며, “형들이 열심히 뛰어주면서 기회를 만들어줬는데, 살리지 못해 죄송하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등 지금까지 같이 준비한 모든 분들에게도 죄송하다. 앞으로는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팬들의 야유와 비난이 가득했던 경기장에 분위기에 대해서 솔직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안타깝고 아쉽다. 감독님이 부임한 후 첫 경기였는데 응원보다 야유가 많아서 너무 안타깝다”며 “팬분들께서 분명 화가 나시는 부분이 있겠지만, 앞으로는 (야유보단)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덧붙여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 감독님이 충분히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첫날부터 선수들은 감독님과 함께 최고의 축구를 보이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는 더 똘똘 뭉쳐서 감독님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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